지난 번 글에서는 한 권의 단행본을 쓰기 위한 대략적인 원고 량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전체 페이지에 따라 챕터를 어떻게 나누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야. 이 경치 쥑이네요~)
먼저 책을 쓰기 위해서는 목차를 구성해야 합니다. 보통 출판계에서는 이를 ‘얼개’라고 합니다. 대략 내가 무엇을 쓰고, 어떤 내용을 다룰 것인지에 대해 지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일단 생각나는 주제를 열거합니다. 이후 비슷비슷한 주제를 서로 묶고, 이야깃거리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은 삭제합니다. 추가로 떠오르는 주제를 다시 추가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합니다.
만약 원고지 1,000매 분량으로 단행본을 쓰려합니다. 이때 분량이나 문체 등을 어느 정도 감안하지 않고 무작정 써 내려가면 나중에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를 벗어나기도 하며, 가끔씩 용두사미의 원고가 꿈틀거리기도 합니다. 앞서 원고에 등장했던 사례가 뒤에서 또 한 번 나오는 일도 번번이 있으며, 뒤에 갈수록 쓸 말이 별로 없어서 원고가 자칫 날림으로 변질될 수도 있습니다. 이후부터는 예를 들겠습니다. 우선 충분한 목차를 짜놓는 것이 우선입니다.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는 뼈대를 튼튼히 하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첫째, 쓰고자 하는 내용을 크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주제만 100여개 정도 쭉 써내려갑니다. 둘째, 그 100여개 중에서 내용을 뽑아내기 어려운 주제나 비슷한 주제는 하나로 묶으며 50개로 줄입니다. 셋째, 그렇게 50여개를 줄인 것을 다시 위와 같은 과정으로 반(25개)으로 줄입니다. 넷째, 그 25개를 5개의 챕터로 구분해서 알맞게 자리배치를 합니다. 이렇게 나누면, 큰 5개의 챕터 속에 5개씩의 주제가 자리를 잡게 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주제가 추가될 수도 있고, 한두 개 주제를 다시 묶는 작업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주제가 나눠졌다면, 각각 분량을 얼마나 맞춰야 할까요. 이 밸런스는 대단히 중요하니다. 이를 염두하지 않고 글을 써내려가면 나중에 가서 분량조절에 실패해 원고를 통째로 들어내거나, 다시 추가해야 하는 상당히 번거로운 작업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 작업은 필자나 편집자에게 대단히 힘들고 고된 작업이기도 합니다.
일단, 원고지 100장(A4용지 12장 내외) 정도는 비워놓습니다. 책 제작 시 본문 외에 목차와 프롤로그, 에필로그, 추천사, 도비라 등으로 삽입할 분량을 미리 확보하는 차원입니다. 이렇게 나머지 900장을 확보했습니다. 900장의 원고지 내에 25개 에피소드를 다루기 위해서는 한 개 에피소드당 원고지 36장 분량이 됩니다. 이를 A4용지로 환산하면 4.5장이 됩니다. 편집하는 차원에서 이미지(삽화) 등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미지를 삽입할 원고를 먼저 추린 후 0.5장에 해당하는 부분을 이미지로 대치합니다. 그러면 훌륭한 한 권의 단행본이 완성됩니다. ^^ 도서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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